수업시간 단 1분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으시고 정말 엑기스 뽑아 밀도 높게 꽉찬 수업 해주셨어요. 높은 수강료 때문에 망설이며 첫 수업 들어갔었는데, 첫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데스크 실장님께 저도 모르게 "정말 수강료 아깝지 않네요"라는 말씀을 드리게 되더라고요.
문의전화 드렸을 때 이미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아 임박한 때라 전화로 강사님께 테스트를 받았어요. 현재 상황 가늠해주시고 짧은 시간이니 팁수업으로 진행할 것을 권해주셨어요. 일반 수업은 진도 나가는 데 시간이 걸리니 저도 동의하고 팁수업으로 진행했고요.
사실 중국어 공부 20대 초반부터 했었고 필기성적에 비해 스피킹 성적이 늘 안 나와서 초조, 불안하고 자신감 없는 저였어요. 웬만한 학원 많이 겪어봤고 많은 강사님들 만나봤는데 양혜리 선생님께 제일 좋았던 점은 "불필요한 사족없이 간단명료하게 핵심 위주로 꼼꼼하게 잘 짚어주신다"는 점이었어요.
6~7년 전엔가 다른 TSC, 회화 학원 다닐 때랑은 차원이 달랐죠. 1:1이니 제 발음과 습관에 대해 냉정히 알 수 있었고 장점도 말씀해주시니 자신감도 올라가고 했던 것 같아요. 그냥 칠판보며 수업받는 일반적인 학원 수업에서 느끼지 못한 밀도있는 수업도 너무 좋았어요.
특히나 저는 수업 시간에 괜히 분위기 띄운다고 집중 흐리거나 목소리 크기만 한 강사님들을 싫어하는데 양혜리 선생님은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분이셔서 잘 맞았던 것 같아요. 부수적인 부분이지만 선생님이 MS워드 다루시는 실력도 좋으셔서 수업 진행에 브레이크 없이 매끄럽게 된 것 같아요.
선생님 PC 앞에 마주본 채로 앉아서 미러링된 모니터를 보며 수업을 진행하는데 문서 편집 속도가 느리면 수업 진행이 버벅댈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. 1분 1초가 아까운 수강생으로선 이 점도 간과하긴 힘들었어요. 성격 급한 저도 답답함 없을 정도의 문서편집 실력을 갖고 계셨어요^^ 사실 수업시간은 정말 밀도 높게 진행되니 집중이 너무 잘 되고 힘든 줄 몰랐어요. 그런데 진짜 힘든 시간은 제 것으로 소화시키는 시간이더라고요.
선생님이 주신 스크립트 녹음 파일 들으면서 달달달 외워야하니 어쩔 수 없이 힘이 들었어요. 이건 제몫이니 받아들여야겠죠^^ 애 재우고 나서 애 옆에 누워서 이어폰 끼고 선생님 목소리 듣다 잠들고 그랬네요. 제가 스피킹 시험 들어가면 긴장 많이 타는 타입이라 이번에도 긴장했는데, 문제가 선생님께서 짚어주신 예상 범위에서 거의 다 나왔어요. 그래서 자신감 넘치게 다다다다 말하고 나올 수 있었어요. 노인공경, 외모지상주의 등 예상 질문 리스트에서 봤던 익숙한 문제가 나오니 살짝 흥분하면서 답하고 나온 듯하네요.
사실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, 제가 조금 더 일찍 학원을 찾았더라면 혹시나 등급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5년만에 중국어 1도 안 쓰던 중 수업만 듣고 나온 성적이라 만족합니다. 아마도 제 굳어진 발음이나 성조(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틀리게 해왔던 성조도 몇개 수정했어요)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.
내년에 여유를 두고 다시 선생님 수업 받으면서 천천히 다음 급수 도전해볼까도 생각 중이에요. 지금까지 만나 본 중국어 강사님들 중 가장 밀도 높고 깔끔하고 도움되는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. |